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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사이로 바람이 붑니다. 앙상한 겨울나무 사이로 찬바람이 붑니다. 지난여름과 가을 무성했던 숲에 대한 기억은 날로 희미해져 가는데, 꽃 피는 봄날은 아직 멀리 있습니다. 겨울의 끝자락이라고는 하지만 2월의 창밖은 여전히 황량합니다. 겨울, 날이 차진 뒤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푸르다는 걸 알게 된다는, 그 유명한 세한도(歲寒圖)를 낳은 계절 겨울에 소나무와 잣나무 못지않게 존재감이 드러나는 식물이 있습니다. 바로 겨우살이입니다. ‘껍데기는 가라’는 시인의 외침에 호응하듯 무성하던 ‘나무껍데기’가, 이파리들이 우수수 지고
2017-11-28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감격에 젖은 백전노장은 손을 번쩍 들어 객석과 무대를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정확히 27년 만의 커튼콜. 과천시민극장의 연극<우리읍내>는 백발이 돼 돌아온 노배우의 재기와 시민들의 소망을 이루어준 ‘꿈의 무대’였다. 두려움을 떨치고 조명 앞에 당당하게 선 그들만의 이야기는 밤새도록 끊일 줄 몰랐다.
2017-11-28
“우리의 영혼은 빈곤합니다.” 한 아이가 허공을 향해 내뱉었다. 열 명이 겨우 설 수 있는 작은 무대. 그리고 그것보다 더 보잘것없는 객석과 몇 명 되지 않는 관객. 그러나 이 외침은 초로를 지난 대배우의 가슴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우리가 한 치의 주저함 없이 ‘국민 배우’라 부를 수 있는 최불암(崔佛岩). 교실에 있어야 할 나이의 이 아이들은 쫓기듯 학교를 나와 이 대배우와 인연을 맺었다. 어떤 인연이었을까.
2017-11-28
매서운 추위에 잎사귀들은 메말랐어도 마음은 따뜻하게 감성은 촉촉하게 보내고 싶다면 미술관 나들이를 추천한다. 전시에 따라 매력이 달라지는 게 미술관이지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전시물 외에도 즐길거리, 볼거리가 풍성하다. 눈 오는 날 방문한다면 미술관 통유리로 바라보는 풍경이 또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될 것이다.
2017-11-28
“고등학교를 남보다 두 해 늦게, 고향 김천에 있는 농고(農高)로 들어갔지요. 그 무렵 구루병을 앓고 있는 사촌 누이동생과 문학을 교류하며 지냈는데, 그 누이가 이듬해 시름시름 앓다 사망했어요. 그 시절의 누이 모습이 잊히지 않아 ‘소녀’의 그림을 그려왔지요.” 창문이 열린 화실 밖, 밤나무에서 매미가 울었다. 박항률(朴沆律, 1950~ ) 화가는 창밖을 우두커니 바라보며 읊조리듯 낮은 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자화상 같은 소년의 모습들은 누이의 눈동자에 비쳤을 내 모습을 상상하며 그렸고요.” 화실 바닥에는 최근에 완성했다는 <
2017-11-28
언제 친구가 되었는가에 따라 서로간의 친밀도가 다릅니다.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기억은 너무 멉니다. 그러나 몇몇 단편적인 상황은 의외로 또렷합니다. 예를 들자면 얘기를 나누던 표정과 쪼그려 앉아 있던 곳, 함께 맡던 공기 냄새와 햇살까지 분명합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갈라져야 했던 몇몇 아이의 이름과 얼굴도 또렷합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며 친구들도 구체적으로 나뉘어 기억됩니다. 그렇게 중학교 때 만난 귀한 친구가 아내와 함께 지난여름 우리가 사는 몽골로 놀러왔습니다. 그 친구는 어렸을 적에 나에게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당
2017-11-28
6개월 뒤면 강찬기(59세, 남)씨는 정년퇴직을 한다. 회사의 배려 덕에 퇴직 준비를 어느 정도 마친 강씨이지만 아직 풀지 못한 미해결 과제 때문에 고민 중이다. 그의 고민거리는 다름 아닌 집안의 가계부다. 대부분의 남자 직장인들이 그렇듯이 강씨 역시 생활비가 어떻게 쓰여지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정년퇴직이 다가오자 주 수입원이 중단된 이후의 생활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강씨는 은퇴생활을 위한 개인 용돈과 아내가 원하는 생활비 모두를 해결하려면 퇴직 후에 얼마 나 더 일을 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2017-11-27
19세기 서양미술사를 빛낸 거장들의 명작 130여 점을 만날 기회다. 작품 보존을 위해 엄격하게 관리하는 고흐의 ‘정오의 휴식’은 오르세미술관 개관 이래 수십 년 동안 유럽 이외 지역으로 반출된 적이 없으나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대여를 허가했다.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아카데미즘과 사실주의, 인상주의와 자연주의, 상징주의와 절충주의, 20세기 예술의 다양한 원천 등 5개의 테마로 나누어 각 주제를 중심으로 작품 간의 대비와 유기성, 예술사의 흐름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2017-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