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50플러스센터 선생님들께
시원하게 내리는 빗방울과 상쾌한 바람 덕분에 찌는 듯한 찜통더위가 살짝 잊혀진 청량한 요즘,
사방에 푸른 싱그러움이 한 뼘씩 자라 있어 초록의 아름다움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때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4월부터 시작한 가치동행일자리 사업을 통해서 선생님들과 인연을 맺게 된 조은정이라고 합니다.
근무 첫날, 당황스러웠던 마음에 내가 이 일을 끝까지 할 수 있을까, 내가 여기서 민폐가 되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개월이 넘는 시간을 지나왔네요.
저는 지역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에서 초등학생들 방과 후 돌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어요.
솔직히 교육 관련 경험도, 아이들을 많이 다뤄본 경험도 없어서 처음엔 너무 낯설고 어렵게 느껴져서 힘들기도 했지만,
용기를 내서 조금씩 아이들에게 다가가 관심을 가지고 알아갈수록 아이들이 더 이해되고 정도 많이 들게 되었어요.
관심과 사랑을 줄 때 변화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가득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되는 요즘입니다.
제가 하던 일을 건강상 이유로 그만두게 되고 하나 있는 아이도 대학에 입학하고 나니 제 시간이 너무 많아졌어요.
노는 게 제일 좋다는 뽀로로의 말도 있지만, 어느 순간 나는 밖에 나가면 돈 쓰는 거 외에는 할 일이 없다는 게
느껴져서 스스로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요. 그 무렵 가치동행일자리를 알게 돼서 운 좋게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메마른 제 일상에 단비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는 복지관에 가본 적도, 이용해 본 적도 없어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는데
이렇게 좋은 시설에서 아이들을 다방면으로 돌보아 준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치 못했고,
공부방에 봉사하시는 젊은 대학생들과 담당 선생님들을 보면서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통해서 저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사회복지 시스템이 이렇게 잘 돼 있는 우리나라가 정말 좋은 나라라는 생각에 나라 사랑의 마음이 절로 들게 됩니다.
강북50플러스센터 복지사 선생님들, 세심하게 때마다 문자 주시고, 전체 모임 가질 때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아 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일을 하시는 선생님들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번 인생 돌아보며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더위가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까지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